그동안 남성이 여성을 스토킹 하는 영화는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여성이 여성을 스토킹 하고 집착한다는 설정이 조금은 새로운 영화였는데, 두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고 음산한 분위기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많은 대도시에서 친절함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었을 때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더욱 사회를 그렇게 만드는 지도 모릅니다.
이자벨 위페르의 명연기
이 영화를 이야기 하려면 이자벨 이페르의 연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답게 시종일관 이 영화를 스산하게 이끌어 가는 모습입니다. 조용하지만 내면에 폭발할 것 같은 무엇인가를 담고 억누르고 있는 듯한 중년 여성의 비뚤어진 욕망과 집착을 소름 끼치도록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관계를 찾아 헤매는 그레타는 녹색 가방을 순수한 사람들을 꾀어내는 데 사용합니다. 녹색은 안전과 평안을 상징하는 색이기에 선택한 색 또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이자벨 위페르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여성으로 보이지만 처절하게 허상의 관계에 집착하며 상대방이 거부하면 그 집착이 광기로 변하는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그레타를 긴장감 있게 연기해서, 보는 사람들이 연민을 느끼다가도 연민이 역겨움으로 변하기도 하고 가면 같은 얼굴에 공포를 느끼게도 되는 등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이자벨 위페르는 1971년 데뷔 이후 프랑스의 대표 영화 시상식인 세자르상에 16번이나 후보 지명이 되었고 <의식><엘르> 두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두 번 수상했습니다. 1994년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1999년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프랑스의 국민배우입니다. 2023년 홍상수 감독의 신작에 출연이 확정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클로이 모레츠의 프랜시스
이 영화에서 클로이 모레츠는 사실 이자벨 위페르 라는 대배우를 만나 손해 본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에 그레타와의 관계에 빠져드는 프랜시스를 잘 표현했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개연성이나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사건 자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주로 그려져 안 그래도 대배우의 존재감에 작아지는 클로이 모레츠에게 연기력을 보여줄 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타에게 희생양으로 선택되는 어리고 순수한 프랜시스로 잘 어울렸다고 생각됩니다. 클로이 모레츠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500일의 썸머>에 출연하면서부터 입니다. 한국에 총 3차례 방한했으며 다수의 한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습니다.
닐 조단 감독
닐 조단 감독은 <크라잉 게임><뱀파이어와의 인터뷰><푸줏간 소년> <인드림스> 등의 독특한 영화들을 연출한 감독입니다. 닐 조단 감독은 원래 소설가였습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1974년 아일랜드 작가 연합을 결성하고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존 부어만 감독의 <엑스칼리버> 원안을 담당하며 영화계에 입문하였습니다. 여러 영화를 만들면서 그다지 흥행이나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제작비의 4배 가까운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하면서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영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주로 스릴러나 공포영화 장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습니다.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그러나 신선하지는 않은 영화
이 영화의 소재가 소름끼치는 것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간혹 가방을 주워 경찰서에 갖다 주거나 연락처가 있으면 연락을 해서 찾아주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삶을 뒤흔드는 스토킹이라는 범죄에 노출된다면 그 자체가 두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뭔가 흥미진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물들의 행동과 스토리의 전개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헨젤과 그레텔 동화의 결말이 연상되는 마지막을 보여주며 프랜시스와 친구 에리카가 그레타의 광기에서 벗어납니다.
이 영화는 2019년 6월 개봉 당시 네이버 관람객 평점 8.97을 받았습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60%로 다소 낮은 편입니다. 의외성이나 신선함보다는 고전적인 스릴러 장르의 분위기와 이자벨 위베르의 연기에 몰입하는 것을 포인트로 보신다면 실망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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